당뇨치료제의 진화 :: 쉽게 풀어쓰는 약의 역사, 약 이야기
  • 202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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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 치료제의 대표는 단연 인슐린일 것입니다. 실제로 인슐린이 당뇨병 치료 현장에 도입된 이후, 당뇨병 환자의 생존율은 크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 인슐린도 초창기에 동물에서 추출한 인슐린에서 시작해서 다양하게 변화해 왔습니다. 또한, 인슐린은 주사로 주입해야 하는 단점때문에 초기 환자들 용으로 경구용 당뇨약도 개발되었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약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뇨병과 관련한 전 세계의 지출은 연간 7,600억 달러로 추정될 정도로, 당뇨 치료제 시장은 거대한 의약품 시장이 되어, 전 세계 제약사들의 꾸준한 연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당뇨 치료제의 진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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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치료제의 진화

    인슐린 개발 전의 치료법

    인슐린이 보급되기 전에는 체내에서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소아 당뇨병에 걸린 어린이들은 기대 수명은 짧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인 당뇨병의 예후 역시 매우 좋지 않았는데, 인슐린이 보급되기 전인 20세기 초, 의사인 알레난드 조슬린은 당뇨병에 대한 치료법으로 열량을 제한한 식단과 금식을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당뇨병 어린이들 사이에서 증상이 완화되면서 사망이 지연되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후, 모든 당뇨병 환자들은 당과 식이 전분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되었고, 비만이면 체중을 줄일 것이 권고되었습니다.

     

     

    한 정형외과 의사의 도전

    20세기까지 다양한 당뇨 연구 덕분에, 당뇨의 원인이 췌장 안의 랑게르한스섬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이란 호르몬과 관계가 있다는 가설이 힘을 얻으며, 인슐린을 추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었기에 많은 연구자가 실패를 거듭하던 중, 캐나다 토론토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하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당시 호기심 많던 정형외과 의사였던 프레데릭 밴팅은 췌장에 대한 논문을 읽고 인슐린 추출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이 도전을 실행에 옮기고자, 당뇨병 연구의 세계적 석학이었던 토론토 대학의 존 매클라우드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매클라우드는 실험실과 의과대학생 찰스 베스트와 실험용 개 10마리를 제공하며 역사적인 그들의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인슐린 추출의 성공

    마침내 그들은 개의 췌장 관을 묶는, 전혀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서 인슐린이 섞인 혼합물의 추출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췌장의 제거로 당뇨를 앓던 실험용 개에게 이 추출물을 주입하니 혈당은 현저하게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충분한 양의 인슐린을 추출하기 위해서 송아지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하기도 했는데, 이 추출물을 개에게 주입했을 때도 역시 혈당의 감소가 관찰되었습니다.

     

    이후 순수한 인슐린 추출에 도전하고자, 그들은 생화학자 제임스 컬립을 영입하여 마침내 인슐린만을 추출하는 데에도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이 순수 인슐린을 사람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주입한 결과 역시 성공하며, 인슐린 주입을 통한 첫 당뇨 환자의 치료에도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밴팅과 매클라우드는 이 업적으로 192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으며, 매년 11월 14일은 당뇨병 치료의 획기적인 새 길을 열어준 밴팅의 생일을 기념하며 '세계 당뇨병의 날'로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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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치료제의 진화

     

    인슐린의 진화

    밴팅과 베스트의 특허권을 받은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는 소와 돼지 등 동물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 후 정제하여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가 나타났는데, 아미노산 배열 순서 차이로 부작용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영국 생화학자 프레데릭 생어가 이 아미노산 배열 순서를 정확히 규명하고 1958년 노벨화학상을 받았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1978년에는 미국의 바이오벤처 제넨테크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인슐린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에도 성공했습니다.

     

    1982년에는 마침내 소나 돼지에서 추출하지 않은, 박테리아인 대장균이 만든 인간 인슐린 '휴물린(Humulin)'이 승인되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휴물린이란 이름은 human과 insulin의 합성어입니다. 인간의 아미노산 배열순서와 완벽하게 똑같은 휴물린 덕에 부작용은 많이 감소할 수 있었습니다. 화학 의약품이 아닌, 바이오 의약품이면서 보다 안전한 인슐린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인슐린도 우리 인체에 더욱 안전하게 진화하면서 전 세계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의 생명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구용 당뇨 치료제

    1942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기, 몽펠리에 약대의 마르셀 얀본 교수는 장티푸스에 걸린 군인들에게 설파제 항생제를 줬는데, 일부 군인들에게 저혈당 증세가 나타났다가, 포도당을 정맥 주사로 넣으면 그들의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또한 실험용 개에도 설파제를 투여하면 개의 혈당도 감소한다는 점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그는 설파제의 혈당 감소 효능을 확인했지만, 안타깝게도 전쟁 중이었기에 그의 발견은 과학계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묻히고 말았습니다.

     

    훗날 1957년 독일의 제약회사 훽스트가 설파제를 개량해서 톨부타마이드라는 당뇨약을 출시했습니다. 이것은 최초의 경구용 당뇨 치료제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확실히 개선해주어, 많은 당뇨병 환자들의 편의를 증진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톨부타마이드는 심혈관 부작용이 발견되어, 다른 약들이 꾸준히 개발되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1958년 출시된 메트포르민으로, 프랑스 라일락을 먹은 토끼의 혈당이 낮아진다는 관찰에서 시작해 개발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이 이 프랑스 라일락에서 활성 성분인 구아니딘을 추출 후 변형해서 메트포르민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고맙게도 이 약은 저혈당 증세가 없고 부작용이 적어서 6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뇨 치료제로 많이 처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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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치료제의 진화

    진화하는 당뇨 치료제 시장

    제약 업계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21세기에 들어서, 제약 회사들은 경쟁적으로 기존의 당뇨 치료제와는 다른 개념의 치료제들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GLP-1 주사제(2005년), DPP-4 억제제(2006년), SGLT-2 억제제(2013년)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나라 당뇨 치료제 시장만으로도 1조원이 넘는 시장인데, 서구화된 식습관 탓에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므로, 수많은 전 세계 제약회사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시장입니다.

     

    이렇게 당뇨 치료제는 꾸준히 진화하면서 좋은 약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당뇨라는 것은 만성 질환이므로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꾸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관리하는 것이 반드시 권장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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