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 역사 (요구르트를 마시면 오래산다고? by 메치니코프) :: 쉽게 풀어쓰는 약의 역사, 약 이야기
  • 202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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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는 유익균, 즉, 인체에 유익한 장 속 세균입니다. 사실 프로바이오틱스는 고대부터 발효 식품을 통해 다양하게 섭취됐지만, 건강과의 연관성이 정확히 밝혀진 것은 근현대에 와서야 가능해졌습니다. 이 역사의 중심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파스퇴르, 메치니코프 같은 유명한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근현대 들어서야 드디어 밝혀지게 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발견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

     

    발효의 과정을 밝혀가던 과학자들

    발효 음식과 박테리아, 그리고 건강과의 연관성은 미생물학의 발전과 함께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1680년, 광학 현미경의 아버지이자 미생물의 아버지로 알려진 안톤 판 레이우엔훅은 직접 개발한 현미경으로 맥주를 발효시키는 달걀 모양의 효모 세포를 관찰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이 효모 세포의 존재와 발효 과정 사이에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했기에, 그의 관찰은 잊히고 말았습니다.

    100년이 지난 1700년대 후반, 현대 화학의 창시자인 라부아지에는 당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변환되는 과정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효모가 이 과정에서 화학적 역할보다는 물리적인 역할을 한다고 잘못된 결론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1840년대는 독일의 생리학자 테오도어 슈반이 앞선 선배 연구자들의 연구를 보완해 냅니다. 그는 안톤 판 레이우엔훅이 발견했던 달걀 모양의 효모 세포가 발효를 일으키는 물질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라부아지에의 연구도 보완하여, 당이 알코올로 변환되는 데에 화학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파스퇴르의 등장

    이렇게 선구적 연구자들을 통해 효모의 존재를 밝혀냈지만, 발효와의 정확한 관계는 파악하지 못하고 화학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몇 년 후, 테오도어 슈반의 연구를 바탕으로 유산균 발효가 미생물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확실한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 등장하니, 그가 바로 프랑스의 위대한 화학자 루이스 파스퇴르입니다.

    그는 당시 릴 대학에서 자연과학대학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근무하던 프랑스 북부 릴 지역은 와인 산업이 발달한 곳이었기에, 그에게 역사적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당시 파스퇴르는 근처 농장주에게 포도를 발효한 일부 와인이 신맛이 나는 원인을 밝혀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요구가 그의 과학적 호기심을 이끌며, 파스퇴르의 발효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관찰을 통해, 일반적으로 단맛이 나는 와인에는 많은 효모가 발견되었던 것과는 달리, 신맛이 나는 와인에서는 작은 미생물들이 발견되었고, 이것이 바로 '젖산 세균'이었음을 밝혀냈습니다. 즉, 효모에 의해서는 발효가 일어나고, 젖산에 의해서는 부패가 일어나는 것을 실험으로 밝혀내었고, 발효라는 것은 화학적 과정이 아니라 미생물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습니다. 현대에서는 당연한 지식인 미생물에 의한 발효라는 원리는 당시 충격적인 발견이었습니다.

    그는 이 연구를 정리해 1857년 발효과정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고, 1866년에는 '포도주의 발효'를 출간해, 좋은 와인을 만드는 법을 저술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연구 덕에 프랑스 와인 산업이 향상된 것은 물론이고, 프랑스가 세계적 와인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메치니코프가 제시한 면역의 개념

    파스퇴르에 이어서 또 한 명의 친숙한 이름이 등장하는데, 바로 메치니코프입니다. 그가 대단한 점은 오늘날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면역'이라는 개념을 처음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동물학자인 그는 투명해서 내부를 관찰하기 용이한 불가사리 유충을 이용해 유충의 내부를 관찰하였는데, 가시로 불가사리 유충을 찌르니, 가시 주위로 유충 안의 식세포들이 몰려와 덩어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발견을 통해 그는 내부의 식세포들이 몸에 들어온 미생물을 공격하고, 병을 치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생각이 바로 최초의 '면역'이라는 개념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 몸 안의 식세포가 세균을 잡아먹음으로써 외부 병원균을 막는다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면역의 개념으로 과학계를 놀라게 한 그는 1886년 파스퇴르를 만나 파스퇴르 연구소의 세균학 연구소 대표를 맡고, 1895년 파스퇴르가 사망한 후 파스퇴르 연구소의 소장이 되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
    요거트

     

    요구르트를 먹으면 150세까지 산다?

    그는 20세기 초 불가리아 코카서스 지방 농부들의 건강과 장수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이들의 장수를 유익균인 젖산균을 다량 함유한 발효유 섭취와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1904년 프랑스 농업 전문가 협회에서 '노년기'를 주제로 강연했는데, 해로운 균에서 나온 독소가 노화의 주범이며, 이 해로운 균을 막기 위해 유익균의 꾸준한 섭취를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유익균에는 장수하고 있는 불가리아 농부들이 마시는 발효유 안의 락토바실러스 불가리쿠스(Lactobacillus bulgaricus)가 대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발효유, 즉 요구르트를 마시면 장내 독소를 없애고 150세까지 장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이 발표는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당시 유럽에 발효유, 즉 요구르트의 선풍적 인기를 가져왔습니다. 현대에 우리가 즐겨 마시는 요구르트의 대중화는 바로 메치니코프의 주장과 함께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메치니코프는 그의 발견을 바탕으로 1907년 '생명 연장'을 발표했습니다. 이 책은 매우 유명한 책이 되었는데, 위장 내의 세균을 호의적으로 바꾸는 음식 섭취를 통해서 인간의 건강을 증진하는 가능성을 최초로 과학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오늘날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의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면역의 개념과 유익균 섭취의 중요성을 밝힌 그는 1908년 면역학에 대한 기여로 노벨 생리학상을 받았습니다.

     

     

    효소와 살아있는 유산균의 발견

    파스퇴르와 메치니코프 이후에도 다양한 과학자들이 등장해 발효의 원리를 점점 밝혀갔습니다. 1907년, 독일의 화학자 에두아르트 부흐너는 살아있지 않은 효모 추출물인 효소가 발효를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이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영국의 아서 하든과 스웨덴의 한스 오일러켈핀은 1929년에 효소가 발효를 어떻게 일으키는지를 설명해 냈으며, 그 공로로 함께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1930년에 일본의 미생물학자 미노루 시로타가 내장을 통과하면서 살아남는 유산균 배양에 최초로 성공하며, 프로바이오틱스 치료가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 유산균이 살아서 장에 도달하는 최초의 발효 박테리아 함유 음료를 만들었습니다. 이 음료는 1935년 최초 판매되어 오늘날에도 전 세계적으로 계속 제조되고 판매되고 있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야쿠르트'입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즐겨 마시던 그 야쿠르트가 바로 이 음료였던 것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

     

    프로바이오틱스의 도전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용어는 '평생'을 의미하는 라틴어(pro)와 그리스어(bios)에서 유래되었는데, 1954년 독일 연구자 페르디난트 베르긴이 '생명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필수적인 활성 물질'이란 뜻으로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용어를 제안해, 오늘날 널리 쓰이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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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발견

     

     

    이렇게 기원전 발효음식에서부터 시작해 그 실체가 발견된 이후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프로바이오틱스의 연구는 여러 과학자를 통해 진화해 왔습니다. 또한, 우리 장내 미생물들의 신비한 역할들은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기에, 장내 미생물 연구는 현대 과학계에도 끊임없는 도전 과제가 되었습니다.

    과거 메치니코프는 발효유를 마시면 장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150세까지 살 수 있다고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 물론 그의 주장은 틀렸지만, 앞으로 장내 미생물 연구가 더 진화한다면 장 건강을 통해 150세까지 장수한다는 메치니코프의 주장이 틀린 주장이 아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틀렸던 가설이 연구를 거듭하여 증명되는 경우가 과학사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